놀이터에서, 식탁에서, 혹은 차 안에서—
우리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민주주의에 대해 이야기해본 적 있으신가요?
솔직히 말하면, 저도 한동안은 ‘정치’라는 말만 나와도 고개를 돌리곤 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 아들이 물었죠.
“엄마, 대통령은 왜 뽑는 거야?”
순간, 머릿속이 새하얘졌습니다.
민주주의는 먼 얘기가 아니다
일상 속에 스며든 민주주의
민주주의는 국회나 청와대 안에만 있는 게 아니에요.
오히려 우리가 매일같이 겪는 아주 평범한 일들 속에 숨어있죠.
예를 들어 저녁 메뉴를 가족 투표로 정했다면, 이미 민주주의를 실천한 거예요.
아이들이 친구들과 놀이 순서를 정할 때도, 민주주의의 축소판이 작동하고 있는 셈이죠.
이런 작은 행동 하나하나가 민주주의의 씨앗이 되고,
가정이라는 땅에서 자라나 사회로 뻗어갑니다.
가정은 첫 번째 민주주의 학교
어른들은 종종 “애들이 뭘 알겠어”라고 말하곤 하지만,
아이들은 생각보다 훨씬 더 빠르게 세상을 이해합니다.
부모가 하는 말, 표정, 결정 방식 하나하나를 보고 배우거든요.
가정에서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고,
아이의 생각도 진지하게 들어주는 문화가 있다면
그 자체로 이미 훌륭한 민주주의 교육이 됩니다.
아이와 나누는 정치 이야기
어려운 용어 대신 이야기를
‘삼권분립’, ‘법치주의’, ‘대의제’ 같은 말은,
솔직히 성인인 나도 헷갈릴 때가 있어요.
그런데 그걸 아이들에게 설명하라니? 헉 소리 나죠.
그래서 저는 이렇게 말하곤 해요.
“민주주의는 모두가 함께 이야기하고 결정하는 거야.
그러니까 넌 언제든지 네 생각을 말해도 돼.”
이 한 마디가 아이에게는
‘나도 중요하고, 나도 참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줍니다.
뉴스는 두려운 게 아니다
요즘엔 아이들도 뉴스를 접할 기회가 많아요.
하지만 전쟁, 갈등, 테러 같은 자극적인 이미지에 노출되면
정치에 대한 두려움만 커지죠.
그럴 땐 함께 뉴스를 보고 대화를 나누는 게 좋아요.
“이건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저 사람이 화난 이유는 뭘까?”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이렇게 질문을 던지면, 아이 스스로 생각하고
자신만의 의견을 만들게 돼요.
민주주의를 배우는 활동들
가족 회의: 일상의 민주주의
한 달에 한 번, 온 가족이 모여 ‘가족 회의’를 열어보세요.
의제는 간단해도 좋아요. 예를 들면,
- 여름방학 여행지 정하기
- 이번 주 반찬 순서 정하기
- 가족 용돈 사용처 점검하기
이 과정에서 모두의 의견을 듣고, 투표나 합의로 결정을 내리는 것.
그 자체가 살아 있는 민주주의 수업입니다.
보드게임과 연극으로 익히기
어려운 개념도 재미있게 배우면 훨씬 더 오래 기억돼요.
정치 시뮬레이션 보드게임이나 역할극은 그야말로 꿀템!
예시:
활동명 | 연령대 | 특징 |
---|---|---|
보드게임 ‘시티즌’ | 초등 고학년~성인 | 도시 문제 해결을 통해 민주주의 원리 학습 |
가족 역할극 ‘시장 선거하기’ | 전 연령 | 후보 공약 만들기, 투표 체험 등 |
아이들은 놀면서 배우는 걸 가장 좋아해요.
이런 활동은 가족 간 유대감도 쑥쑥 키워준답니다.
갈등은 민주주의의 씨앗
‘싸움’이 아닌 ‘다름’으로 받아들이기
가족이 모이면 꼭 부딪히는 순간이 오죠.
형제자매끼리 싸우거나, 부모와 자녀 사이에 의견 차이가 날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걸 단순한 싸움이 아니라
‘다양한 생각이 공존하는 과정’으로 본다면
민주주의가 자라날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감정을 말로 풀어보는 연습
“왜 네 말만 맞다고 해?”
“엄마는 맨날 내 말은 안 들어줘!”
이런 말들이 오갈 때, 감정을 부정하지 말고
그 감정의 배경을 물어보는 연습을 해보세요.
“그렇게 느낀 이유가 뭐야?”
“네 생각을 좀 더 설명해줄래?”
“그 상황에서 엄마도 좀 서운했거든.”
감정을 존중받는 경험은,
다양한 목소리를 수용하는 민주주의의 핵심이에요.
나눔과 연대, 작은 실천부터
봉사 활동과 기부로 공감 넓히기
민주주의는 ‘나만 잘 살자’는 게 아니라
‘우리 함께 잘 살자’는 마음에서 출발해요.
가족이 함께 봉사 활동을 하거나
기부를 하며 사회의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는 경험은,
민주주의가 가진 공동체 정신을 몸으로 느끼게 해줍니다.
지역사회 참여로 확장하기
어린이 환경 포럼, 동네 플리마켓, 아파트 주민 회의 등
우리가 사는 지역에서도 다양한 참여 기회가 있어요.
한 번쯤 아이와 함께 참여해보세요.
낯설고 조금 귀찮을 수 있지만,
세상을 보는 시야가 훨씬 더 넓어질 거예요.
그래서, 오늘 우리 집 민주주의는?
가족과 함께하는 민주주의 이해하기는,
결코 어려운 개념이나 거창한 주제가 아니에요.
식탁 위에서, 거실에서, 등하굣길에서
매일같이 조금씩 실천해나갈 수 있는 ‘생활 속 소통’이죠.
우리가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 속에
서로를 존중하고, 다름을 이해하고,
생각을 나누는 그 모든 순간이 민주주의입니다.
그러니까, 오늘 하루 한 번쯤 이렇게 물어보는 건 어때요?
“네 생각은 어때?”
“우리 다 같이 이야기해볼까?”
그 질문 하나가, 아이의 마음속에 민주주의라는
작은 씨앗을 틔우게 될지도 몰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