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보이는 식당이라고 다 맛있진 않죠. 근데요, 진짜 보석 같은 곳들은 따로 있어요. 네비에도 안 뜨고, 블로그에도 잘 안 올라오는, 그야말로 현지인 찐추천. 나도 몇 번이나 “이런 데가 있었어?” 싶어서 놀란 적 있어요. 그래서 오늘은, 여러분도 나처럼 깜짝 놀랄만한 ‘전국 바닷가 근처 숨겨진 맛집’을 알려줄게요.
부산의 바다 냄새 물씬, 그 골목 안쪽 작은 횟집
광안리에서 조금 비켜간 곳, ‘용호동 바다포차’
광안리 쪽은 이미 많이 알려져 있죠? 근데 용호동 쪽으로 조금만 벗어나면 진짜 고요한 분위기의 바다포차들이 있어요. 관광객보단, 동네 주민들이 술 한잔하려고 오는 그런 곳. 그중에서도 ‘용호동 바다포차’는 회가 정말 미쳤어요. 싱싱한 건 기본이고요, 가격도 비현실적일 정도로 저렴해요.
무슨 말이 필요해요. 오징어회랑 도다리세꼬시 한 접시에 진한 소주 한잔이면 하루의 스트레스 싹 잊혀지죠.
송정해수욕장 뒤편 ‘막회막걸리’
송정역 근처엔 회센터가 많지만, 진짜 숨겨진 보석은 송정해수욕장 뒷편 언덕 위 작은 식당이에요. 이름은 ‘막회막걸리’. 이름 그대로 막회에 막걸리 파는 집인데, 이 조합이 기가 막혀요. 막회에 배, 무순, 미역줄기, 김가루, 초장이 뿌려진 채 푸짐하게 나오고, 직접 담근 막걸리는 달짝지근하면서도 도수가 꽤 있어요. 분위기도 무척 조용하고 따뜻해서 여운이 남는 곳이에요.
강릉 바닷바람 맞으며 한 끼, 로컬의 감성 한 숟갈
안목해변 뒷골목의 ‘옛날돈까스’
안목 커피거리 말고, 그 안쪽으로 들어가면 완전 다른 세상이 나와요. 노란 간판의 작은 가게 ‘옛날돈까스’는 현지인들 사이에서만 돌고 도는 맛집이에요. 바삭하게 튀긴 돈까스 위에 수제로 만든 브라운소스를 끼얹어주는데, 이게 진짜 예술. 바다를 배경으로 따끈한 밥 한 끼 하기 딱 좋습니다.
경포대 인근 ‘이층짜장’
네, 이름이 좀 귀엽죠? 이층짜장은 실제로 2층에 있어요. 하지만 이름이 귀엽다고 맛도 귀엽진 않아요. 짜장, 짬뽕 둘 다 레벨이 다릅니다. 바다에서 바로 잡은 해산물이 쏙쏙 들어간 짬뽕은 국물 한 모금이면 입 안이 짝짝 울릴 정도로 얼큰하고 진하죠. 관광객은 잘 모르고, 오직 강릉 토박이들만 찾는 그런 집입니다.
전남 완도의 진짜 바다, 육지와 다른 식도락의 세계
청산도 앞 바다 ‘모래횟집’
완도 터미널에서 배 타고 청산도 들어가기 전, 모래횟집에서 회덮밥을 먹어보세요. 아니면 청산도 들어갔다 나와서도 좋아요. 엄청 특이한 건 없지만, 그 신선함이 미쳤어요. 광어가 입 안에서 녹는다는 표현, 여기서 실감했죠. 밥 위에 얹어 주는 알싸한 고추냉이와 매콤달콤한 초장이 조화를 이룹니다.
약산면의 ‘도다리정식집’
여긴 진짜 네비 안 찍으면 못 찾아요. 그만큼 조용하고, 가정집 같은 분위기. 도다리쑥국이 대표메뉴인데, 향긋한 쑥 향과 도다리의 고소함이 어우러져서 해장에도 최고, 한끼 식사로도 딱이에요. 직접 재배한 쑥을 넣는다고 하더라고요. 한 상 푸짐하게 차려줘서 배가 남산만큼 불러요.
통영, 멸치만 유명한 줄 알았죠?
동피랑 언덕 아래 ‘노랑통닭 통영점’
동피랑 구경하다가 배고파지면 여길 가보세요. 체인점인데, 통영점만의 메뉴가 따로 있어요. 바로 멸치튀김! 이게 진짜 별미에요. 멸치의 고소함이 튀김옷이랑 어우러지면서 맥주랑 딱! 한 잔. 통영까지 와서 치킨? 싶겠지만, 여긴 예외에요.
한산도 가는 배 타기 전 ‘복국집’
부둣가에 있는 작은 복국집이에요. 아침 7시에 문 열자마자 가면 할아버지들이 벌써 줄 서 있어요. 해장하러요. 복지리 한 그릇이면 전날 술 싹 풀립니다. 국물이 뽀얗고 진해서 속이 데워지는 느낌. 고기보다 국물에서 감동 받는 집이에요.
제주도의 숨겨진 진짜 맛
애월 해안도로 ‘우연히들른집’
이름이 너무 시 같죠? 진짜 우연히 들렀다가 반한 집이에요. 오겹살을 야자나무 숯불에 구워주는데, 향이 다릅니다. 기름은 쫙 빠지고, 바삭한 껍질과 쫄깃한 속살의 조화가 미쳤어요.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테라스도 한몫해요.
성산일출봉 근처 ‘갈치조림 식당’
이곳은 갈치조림 하나로 끝나요. 두껍고 살 많은 갈치에 묵은지가 함께 들어가서, 단짠단짠의 미학을 보여주는 그런 맛. 밥도 고슬고슬하게 잘 지어서, 한 그릇, 두 그릇 그냥 넘어가요. 관광객보다 제주 토박이들이 단골이라 식사시간 맞춰가야 해요.
숨은 보석같은 식당을 찾는 재미
발품, 아니 ‘발맛’을 팔아야 발견하는 곳들
이런 맛집들, 네이버에 검색하면 잘 안 나와요. 오히려 평점도 낮거나 리뷰도 별로 없는 경우도 많아요. 근데 직접 가보면 ‘와 여긴 진짜다’ 싶은 곳들이죠. 발로 찾는 맛이라는 표현, 여기에 딱이에요. 위치가 불편하더라도 한번쯤 들러볼 가치가 있는 그런 곳.
외지인보단 현지인 감성
공통점은 있어요. 현지인들이 더 많이 가는 곳이라는 것. 관광객이 줄 선 가게보다, 골목 안쪽 어두컴컴한 식당이 더 맛있을 수 있어요. 물론 불친절하거나 위생 걱정되는 곳은 제외. 적당히 정감 있으면서도 푸짐한 인심, 그게 ‘숨은 맛집’의 핵심이죠.
참고할 만한 사이트
다음 여행엔 이 리스트부터 챙겨봐요
어쩌면 지도에도 잘 안 나오는 이름일지 몰라요. 근데 그런 데가, 더 기억에 남죠. 바다는 늘 거기 있지만, 맛은 사람마다 다르게 기억되거든요. 이번엔 남들이 다 가는 곳 말고, 나만 아는 그런 식당으로 떠나보는 건 어때요? 한입 베어 물었을 때 입꼬리가 올라가는 그 기분, 분명 다시 가고 싶어질걸요?